KOTRA 한-인도 반도체 파트너십 주간, K-소부장 남아시아 공급망 첫 관문

KOTRA는 2026년 9월 서울에서 '코리아-인도 반도체 파트너십 위크'를 개최했다. 인도 정부는 타타일렉트로닉스·마이크론 인도 팹·CG파워 등 3개 팹 프로젝트에 총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2026년 착공·시험생산 일정을 발표한 상태다.
인도 반도체 팹 투자의 소재·부품 수입 의존도는 현재 85% 이상으로 추정된다. 웨이퍼 세정액, 포토레지스트 희석제, CMP 슬러리, 특수가스 등 공정 소재 전 품목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 있는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소부장 기업의 對인도 수출은 2024년 기준 약 3.2억 달러로 전체 소부장 수출의 1.1%에 불과하다. 일본(JSR·신에츠)·벨기에(Solvay) 등이 이미 인도 팹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선점 경쟁이 본격화됐다.
중국의 수출통제와 미국 관세가 이중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인도는 한국 소부장에 지리적·정치적으로 안전한 수출처다. 인도는 2023년 반도체 설계진흥 정책(DLI 스킴)을 통해 팹리스 스타트업 100개 육성을 병행하고 있어 소재 수요 저변이 넓어진다.
이번 파트너십 주간은 단순 전시 행사가 아니다. 인도 팹들이 실제 공급업체 등록(Approved Vendor List) 절차를 시작하는 시점에 맞춰 KOTRA가 공식 중개 채널을 연 것이다. AVL 등록은 통상 12~18개월이 걸리므로, 지금 진입하지 않으면 2027년 인도 양산 시점에는 이미 일본·유럽 공급사가 자리를 차지한다.
인도 시장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 수출 볼륨이 아닌 '탈중국 공급망의 거점' 기능에 있다. 한국 소부장이 인도 팹에 스펙인되면 이 기업들이 동남아·중동으로 팹을 확장할 때 자동으로 동반 진입하는 레버리지가 생긴다.
문제는 인도 팹들이 요구하는 공정 소재 스펙이 TSMC·삼성 스펙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타타일렉트로닉스 첫 팹은 28nm 공정이고 마이크론 인도 법인은 후공정(OSAT) 중심이다. 한국 소재사가 보유한 첨단 노드(5nm 이하) 소재 스펙을 성숙 노드 사양으로 다운컨버팅하는 기술 영업 준비가 필수다.
한국 CMP 슬러리 공급사(SKC솔믹스, 솔브레인)와 특수가스 기업(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이 1차 수혜군이다. 28nm 공정 기준 CMP 슬러리 소비량은 웨이퍼 1만 장당 월 약 40톤 규모로, 타타 팹 초기 생산능력(월 5만 장)으로 환산하면 연 240톤 규모 신규 수요가 형성된다.
KOTRA 파트너십 위크 참여 기업 중 포토레지스트 희석제(동진쎄미켐)와 세정 케미칼(동우화인켐) 업체는 인도 내 경쟁사가 거의 없는 틈새 품목을 보유한다. 인도가 첫 팹에 투자하는 100억 달러 중 소재·부품 구매 비중은 통상 18~22%이므로 연간 18~22억 달러의 시장이 열린다.
일본 소재 기업(JSR, 신에츠, 후지필름)은 이미 인도 타타·마이크론과 공급의향서(LOI)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AVL 등록을 6개월 이상 지체하면 1차 공급사 자리를 일본에 내줄 가능성이 높다.
인도 내 반도체 소재 자국 생산 기반은 현재 거의 전무하다. 인도 정부가 소재 내재화 정책(PLI 소재 편입)을 2027년 이후 시행할 경우, 선진입한 외국 공급사는 기술이전·합작 조건을 수락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조기 진입 비용이지만 후발 진입보다 협상력이 높다.
소재·부품 수출을 검토하는 기업은 지금 당장 타타일렉트로닉스·마이크론 인도 법인의 소싱 담당 부서에 직접 NDA 문의를 넣어야 한다. KOTRA 파트너십 위크 참가 기업 리스트는 공개됐으므로, 경쟁사가 이미 문을 두드린 품목을 확인하고 자사 포지셔닝을 재점검할 것.
투자자 관점에서는 성숙 노드(28nm~65nm) 공정 소재 비중이 높은 국내 소부장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첨단 노드 중심 기업보다 인도 팹 수요에 즉각 대응 가능한 품목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 2027년 실적에 먼저 반영된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인도 팹 구매 담당자들이 '품질 인증서(ISO/SEMI 기준)보다 현지 기술지원 인력 상주 여부'를 1차 공급사 조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재 공급 계약을 선점하려면 영업 조직보다 현지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를 먼저 배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