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87% 중국 의존, 전기차 경량화 소재 공백 現在進行形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대비 33% 가벼운 금속으로 전기차 차체 프레임·배터리 케이스·서스펜션 부품에 사용된다. 전 세계 마그네슘 생산의 87%가 중국 산시성(陝西省) 집중 생산 구조다. 한국의 대중국 마그네슘 수입 의존도는 2024년 기준 88.3%(한국무역통계진흥원)로, 3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다.
2021년 9월 중국 마그네슘 공장 전력 제한으로 유럽 마그네슘 재고가 6주 이내로 급감했고, BMW·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이 생산 일정 조정을 공시했다. 당시 마그네슘 현물가는 톤당 2,000달러에서 6,500달러로 3개월 만에 225% 폭등했다.
현재 한국 내 마그네슘 1차 제련 능력은 사실상 전무하다. 노르스크히드로(Norsk Hydro·노르웨이)·미국 USMag 등 비중국 공급사가 있지만,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장기 구매 계약 비중은 전체 조달량의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025년형 EV 라인업에서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부품 비중을 차량당 평균 18kg에서 25kg으로 늘리는 설계를 적용 중이다. 전기차 생산량이 연 100만 대 수준이 되면 마그네슘 연간 수요 증가분만 7,000t에 달한다.
마그네슘은 갈륨·게르마늄처럼 '수출 허가제'가 적용된 소재는 아니지만, 중국 내 전력 정책·환경 규제 변화만으로도 공급이 순식간에 끊길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 2021년 선례가 이를 증명했다. 한국이 갈륨·게르마늄 대체에 집중하는 동안 마그네슘 공급망은 거의 그대로다.
배터리 케이스 경량화 소재로 마그네슘 합금을 채택하는 비율이 늘수록 배터리팩 단가는 낮아지지만 소재 공급 리스크는 높아진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이 마그네슘 케이스 채택 확대를 선언한 시점에서, 소재 조달 다변화 전략 없이는 원가 절감 효과가 공급 충격으로 상쇄될 수 있다.
노르웨이 노르스크히드로(Norsk Hydro)와 이스라엘 데드씨 마그네슘(Dead Sea Magnesium·현 ICL그룹)은 비중국 마그네슘 공급원으로 한국 완성차·배터리 기업의 구매 문의가 2024년 들어 전년 대비 30~4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 계약 선점 기업이 프리미엄 공급가를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POSCO) 마그네슘 합금 압연재 생산 라인(포항 공장)이 유일한 국내 가공 거점으로, 해외 원광 도입 후 국내 가공 밸류체인 확대 시 직접 수혜를 받는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는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부품 공급사(국내 중소 주조사)에게 원가 인상 요구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 가격 충격이 2~3차 협력사에 집중된다. 2021년 유럽 사례처럼 6~8주치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 완성차 라인 멈춤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의 마그네슘 케이스 설계가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간 모델에서는 단기 대체 소재 전환이 어렵다. 알루미늄 케이스로 전환 시 중량이 7~9kg 증가해 주행거리에 영향을 주므로, 마그네슘 공급 충격을 단기에 흡수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완성차·배터리 구매담당자는 현재 마그네슘 재고 수준을 최소 6개월치로 끌어올리고, 비중국 공급사(노르스크히드로, ICL그룹, 캐나다 TRU그룹)와 최소 2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포스코의 마그네슘 합금 압연 설비 증설 공시, 또는 현대차그룹의 비중국 마그네슘 조달 계약 체결 공시가 나올 경우 관련 중소 주조·가공사 주가 선행 반응의 트리거가 된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2021년 10월 중국 마그네슘 사태 당시, 국내 자동차 부품사 3곳이 한 달 만에 재고가 바닥났다. 당시 긴급 조달은 노르웨이산으로 했는데, 납기가 16주였다. 지금도 그 구조는 그대로다. 갈륨·게르마늄에 쏠린 업계 시선 사이에서 마그네슘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지금 당장 재고와 비중국 계약 비중을 점검하지 않으면, 다음 중국 전력 제한 시즌에 같은 일이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