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갈륨 年15.5t 양산, 중국 의존 탈출구 열리나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 내 갈륨 전용 공장을 신설해 2028년부터 연간 15.5톤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약 300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아연 제련 부산물에서 갈륨을 회수하는 습식제련 공정을 적용한다.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 허가제를 시행한 뒤 2024년까지 한국의 갈륨 수입 단가가 킬로그램당 250달러에서 최고 380달러로 약 52% 상승했다. 중국산 갈륨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4년 기준 95~98%로 사실상 독점 구조다.
갈륨은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 GaAs(비화갈륨) RF칩, LED 기판 등에 필수 투입된다.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서울반도체·루멘스 등 LED 소재 업체가 연간 수십 톤을 소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은 앞서 2023년 게르마늄 생산도 추진해 현재 연간 10톤 이상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갈륨 역시 아연 제련 슬래그에서 회수하는 구조라 원료 조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이 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생산 계획'이 아니라 '공정 내재화'다. 아연 제련 부산물로 갈륨을 회수하는 방식은 원재료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중국 생산자가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붙이더라도 고려아연은 비용 구조상 버틸 수 있다. 단, 수율 안정화까지 통상 2~3년의 공정 최적화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다.
2028년이라는 시점이 중요하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이 맺고 있는 갈륨 공급 계약은 대부분 1~2년 단위다. 2026~2027년 갱신 시즌에 '고려아연 국산 갈륨' 옵션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 중국산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낮출 협상력이 생긴다. 이 구조가 자리잡으면 국내 GaN 전력반도체 밸류체인 전체의 원가 안정성이 달라진다.
고려아연: 갈륨·게르마늄 동시 생산으로 '전략광물 이중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국내 유일 비철금속 제련사가 된다. 현재 시가총액 약 8조 원 수준에서 전략광물 프리미엄이 추가 반영될 여지가 있다.
국내 GaN 전력반도체·LED 업체: 삼성전기, 서울반도체, 제주반도체 등 갈륨 기반 소재 수요처가 안정적 국내 소싱 옵션을 얻는다. 중국발 공급 차단 리스크가 부분적으로 헤지된다.
한국 정부·조달기관: 전략광물 비축 목표(갈륨 국내 60일치 비축) 달성에 고려아연 생산분을 직접 편입할 수 있어 수입 대체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중국 갈륨 수출업체: 연간 15.5톤은 글로벌 수요(약 600~700톤 추정)의 2~3% 수준이지만, 한국 시장 내 가격 협상력이 약화된다. 고려아연의 공급 개시 후 한국의 중국산 갈륨 수입 의존도가 현재 거의 100%에서 70%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기존 중간 무역상(트레이더): 현재 국내 갈륨 유통은 일본·유럽 경유 재수입 구조가 일부 포함돼 있다. 국산 직공급 채널이 확대되면 중간 마진이 압착되고 트레이더 역할이 축소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고려아연의 갈륨 생산 진척 상황을 분기별 IR 자료로 추적할 것. 핵심 지표는 '공장 착공 일정'과 '시범 생산 수율(목표 대비 %)' 두 가지다. 수율이 목표의 80% 이상 달성되는 시점이 본격 밸류에이션 반영 계기가 된다.
소재 구매담당자라면 지금 당장 갈륨 공급 계약에 '국산 우선 협상 조항'을 삽입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 2027년 계약 갱신 전에 고려아연과 MOU 또는 LOI(의향서)를 선제적으로 체결하면 초기 물량 우선 배정 협상이 가능하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갈륨 신규 생산지가 등장할 때 첫 2년간 수율 편차가 ±30%에 달하는 경우가 흔하다. 고려아연 온산 라인도 초기 수율 불안정 구간이 반드시 온다. 이 시기에 중국산 백업 물량을 완전히 끊지 말고, 국산 60% + 중국산 40% 혼합 조달 구조를 유지하면서 국산 수율이 안정되는 2029~2030년에 비중을 역전시키는 단계적 전환 전략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