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DUV·광통신 자립 선언, 반도체 전선 3개로 확대

중국은 2025년 기준 DUV(심자외선) 노광 장비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이며, SMEE(상해마이크로전자장비)가 90nm급 DUV를 양산 단계에 진입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ASML의 ArF 장비(38nm급) 대비 기술 격차는 여전히 2세대 이상이지만, 중국 내 수요처인 CXMT·YMTC가 공정 최적화를 위해 국산 장비 병행 도입을 본격화했다.
광통신 분야에서 중국 화팬반도체·ZTE 산하 부품사들이 800G 광모듈용 InP(인듐인) 기반 레이저 다이오드 자체 생산에 착수했다. 현재 한국·일본 기업이 공급하는 InP 기반 부품의 대중 수출 규모는 연간 약 3억 달러(약 4,200억원)로 추산되며, 중국이 2027년까지 자급률 60%를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은 2024년 EAR(수출관리규정) 개정으로 DUV 장비 중국 수출을 사실상 차단했고, 네덜란드·일본도 동조했다. 이 조치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국산화 투자를 가속시켜, 2025년 중국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560억 달러를 기록했다.
AI 반도체 패권 전선은 ①HBM·DRAM 메모리, ②파운드리 첨단공정, ③광통신 인프라·노광장비로 3분화됐다. 세 번째 전선은 기존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공급망 관점에서는 가장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현장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대체재 등장 속도'다. DUV는 ASML ArF와의 격차가 크지만, 광통신 부품은 다르다. InP 레이저 다이오드·SOA(광증폭기)는 공정 난이도가 파운드리 대비 낮아 중국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3년 전 갈륨 시장이 그랬다 — 아무도 신경 안 쓰다가 통제가 걸리고 나서야 비상이 됐다.
광통신 부품 국산화가 현실화되면 한국·일본의 연간 3억 달러 대중 수출이 2028년을 전후로 절반 이하로 축소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자국산 광통신 장비를 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 덤핑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할 경우, 한국 기업이 제3국 시장에서도 경합하게 된다는 점이다.
일본 하마마츠포토닉스와 스미토모전기는 InP 고출력 레이저 분야에서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결정성장(epitaxy)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발 수요가 줄어도 북미·유럽 데이터센터 향 800G·1.6T 광모듈 수요가 연 4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시장 다변화 여력이 있다.
한국 내 광통신 소재 기업 중 옵티시스·오이솔루션은 AOC(액티브 광케이블) 분야에서 메타·구글 데이터센터 공급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DUV 장비 소재인 CaF2(불화칼슘) 광학 결정을 공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의 자국산 DUV 확대가 오히려 새로운 소재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중국향 InP 레이저 다이오드·광모듈 부품 수출 비중이 40% 이상인 한국 중소 광통신 부품사들은 2027~2028년 이후 직접적 매출 충격에 노출된다. 현재 이들의 대중 매출 총합은 약 1,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대체 시장 개척 없이는 영업이익률이 10%p 이상 하락할 수 있다.
ASML은 중국 DUV 수출 차단으로 연간 매출의 약 15%(2024년 기준 약 35억 유로)를 상실했다. 중국의 SMEE 장비가 성능을 높여가면 ASML의 중저가 DUV 라인업(XT 시리즈)의 글로벌 시장 지위도 장기적으로 잠식될 수 있다.
광통신 소재·부품 기업의 전략 핵심은 '중국 외 데이터센터 수요처 확보'다. 메타가 2025~2026년 데이터센터 투자에 650억 달러를 집행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유럽·동남아 확장에 8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 수요처들은 800G 이상 광모듈 공급망을 적극 다변화하고 있어 진입 창이 열려 있다.
DUV 장비 소재 측면에서 CaF2 광학 결정, ArF 포토레지스트 원료(PGMEA, PAG) 공급사들은 오히려 중국의 자국산 DUV 투자 확대로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이 장비를 만들면 소재는 수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갈륨 통제가 중국의 GaN 소자 국산화를 자극했지만 기판 소재는 여전히 외부에 의존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광통신 부품 바이어들이 중국산 시제품을 1~2개 품목씩 테스트 물량으로 구매하면서 기존 한국·일본 공급사와의 계약 물량을 조금씩 줄이는 패턴이 2024년 하반기부터 포착되고 있다. 당장 대량 전환은 없지만, 3년 후를 보면 지금 대체 고객사 확보에 들어가지 않으면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