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게르마늄 국내 독립 공급망, 아연 제련 부산물이 핵심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연간 약 80만t의 아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부터 게르마늄을 회수하는 공정을 고도화 중이다. 게르마늄은 아연 광석 내 미량(수 ppm~수십 ppm)으로 존재하며, 제련 슬래그에서 농축·분리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중국은 2023년 8월 게르마늄을 수출 허가 의무 대상 1호로 지정했다. 한국의 게르마늄 수입 대중 의존도는 60~70%로, 현재 국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대체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르마늄 정제품(6N 이상)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50~180t 수준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영풍이 추진하는 게르마늄 국내 생산이 상업 가동에 성공하면, 한국은 연간 수십t 규모의 자체 공급 기반을 갖추게 된다. 이는 반도체·광통신·적외선 광학 분야 수요의 일정 부분을 중국산 없이 충당할 수 있는 구조다.
고려아연의 게르마늄 공급망 구축은 단순한 소재 국산화가 아니라 '제련 부산물 자원화' 모델의 검증이다. 아연·납·동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소량의 희소금속을 회수·정제하는 이 방식은 게르마늄 이후 인듐·텔루륨·셀레늄 등 다른 반도체·태양전지 소재로 확장 가능하다. 고려아연이 단순 금속 제련사에서 '전략광물 허브'로 전환하는 핵심 경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게르마늄 상업화 시점과 가격 시나리오를 주목해야 한다. 현재 게르마늄 가격은 중국 통제 이후 t당 900~1,200달러 구간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공급이 본격화되면 조달 단가 안정화 효과와 함께 고려아연의 부산물 매출이 신규로 추가된다.
고려아연: 게르마늄 상업 회수 성공 시 연간 수십t 규모의 신규 매출원 확보. 현재 게르마늄 가격(t당 약 1,000달러 수준)을 적용하면 연간 수십억 원 규모의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
한국 광통신·적외선 센서 업계: 중국 수출규제로 공급 불안을 겪어온 게르마늄 수요처들이 국내 공급선을 확보하게 되어 원가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방산 수출 연계 적외선 광학 부품 기업이 대표적인 수혜층이다.
중국 게르마늄 수출 중개상: 한국 내 국산화 비중이 높아질수록 중국산 게르마늄의 한국향 판매 물량이 줄어든다. 통제를 지렛대로 삼아왔던 중국의 협상 카드 하나가 약화된다.
해외 대체 공급사(캐나다·독일):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대체 조달 수요 덕분에 이득이지만, 고려아연 국산화가 본격화되면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을 잃게 된다.
게르마늄 수요 기업은 고려아연의 상업 가동 시점(2026년 이후 예상)을 기준으로 '중국산 재고 버퍼 + 해외 대체선 LTA + 국내 공급 예약'의 3단계 조달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한 소스에 70% 이상 의존하는 구조는 지금 당장 해체해야 한다.
고려아연 주식 또는 관련 소재 ETF를 검토하는 투자자라면, 게르마늄 상업화 마일스톤(파일럿 생산 → 품질 인증 → 장기 납품 계약)을 주가 트리거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단순한 '국산화 선언'이 아니라 첫 상업 납품 계약 체결 시점이 실질적인 가치 증명 시점이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게르마늄 정제 순도(4N~6N) 기준을 충족하는 국산 소재가 공급되기까지 품질 인증 기간이 최소 6~12개월 필요하다. 수요 기업이 지금부터 고려아연과 공동 개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어 품질 규격을 함께 설정해두면, 상업 가동 즉시 납품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