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물자원법 7/15 발효, 모든 광물 통제 법제화 완성

중국 자연자원부는 7월 15일 '광물자원법 실시조례'를 발효했다. 이는 중국 내 모든 광산과 유통망, 물류 시스템에 대한 정부 통제권을 법적으로 확립한 조치로, 기존 품목별 수출 허가제(갈륨·게르마늄 2023년 8월, 흑연 2023년 12월, 헬륨 2026년 7월)를 포괄하는 상위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중국은 현재 갈륨 세계 생산의 약 80%, 게르마늄 85%, 텅스텐 85%, 비스무트 80%, 안티몬 50%를 공급한다. 이번 조례 발효로 기존에 수출 허가제 대상이 아니었던 광물들도 언제든 규제 편입이 가능한 법적 틀이 완성됐다. G7 국가들은 이를 '경제 무기화의 제도화'로 규정하며 공동 대응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 리튬·니켈·코발트·희토류 등 첨단산업 핵심 광물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며, 이 중 상당 비중이 중국산이다. 반도체용 갈륨·게르마늄의 대중국 의존도는 각각 70%, 80% 수준이며, 국내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원료도 중국 의존도가 60~99%에 달한다.
G7은 중국의 광물 통제 확대에 맞서 '핵심광물 가격 동맹' 구성을 논의 중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 구상은 중국산 광물 수입을 줄이는 대신 동맹국 간 물량을 공동 구매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국은 G7 정식 회원국이 아니지만 협력 파트너로 참여가 논의되고 있다.
이번 조례 발효의 핵심은 '품목 규제'에서 '시스템 규제'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특정 품목을 골라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광물이든 언제든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인프라가 완성됐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의존 광물 리스트'를 지금 당장 전면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공급망 현장에서 이 변화는 두 가지 리스크로 나타난다. 첫째는 가격 리스크다. 중국이 언제든 수출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예측 불확실성이 선물 가격에 영구적 프리미엄을 형성한다. 둘째는 납기 리스크다. 수출 허가 심사 기간이 불투명해지면서 '돈을 내도 제때 못 받는' 상황이 상시화된다.
역설적으로 이번 조례는 비중국 공급처를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강력한 매출 근거가 됐다. '중국 리스크 헤지'라는 추상적 논리가 이제 법적으로 명문화된 통제 시스템이라는 구체적 사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비중국 소재 공급사들의 프리미엄 수취 능력이 구조적으로 높아진다.
고려아연·영풍 등 국내 비철금속 제련사: 아연 제련 부산물로 갈륨·게르마늄을 회수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광물 통제가 법제화될수록 '비중국 갈륨·게르마늄'의 가격 프리미엄이 확대되며, 고려아연의 갈륨 공장(2028년 가동 예정, 연 15.5t 규모)의 기업 가치 재평가가 앞당겨진다.
호주·캐나다·아프리카 광산 개발사: 중국 외 채굴·정제 역량을 가진 기업들에게 서방 정부의 보조금과 장기 구매 계약이 집중된다. 한국 정부도 '해외자원개발 펀드' 규모를 2025년 대비 50% 확대했으며, 비중국 광물 확보 프로젝트에 대한 우대 금리 대출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G7 핵심광물 파트너십(CMCA) 가입 기업: 미국·일본·EU의 핵심광물 비축·공동구매 플랫폼에 편입되는 기업들은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을 보장받는 위치에 서게 된다. 한국의 포스코·LS그룹이 이 플랫폼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줄이지 못한 중소 부품사: 대기업과 달리 자체 재고 버퍼(buffer)를 3개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중소 제조사들은 가격 급등과 납기 지연의 직격탄을 맞는다. 연간 구매량이 5t 미만인 소규모 수요처는 장기 공급 계약 협상 테이블에조차 앉기 어렵다.
단기 중국 외교 카드를 과신한 기업들: 과거 미·중 협상 타결 때마다 수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 기대하며 공급망 다변화 투자를 미뤄온 기업들은 이제 법적으로 굳어진 통제 체계에 정면으로 노출된다.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 조례 발효가 주는 신호다.
투자자 관점: 국내 비철금속 제련 2개사(고려아연·영풍)의 갈륨·게르마늄 관련 뉴스플로우를 지금부터 집중 추적해야 한다. 중국 광물 조례 발효를 계기로 이들 기업의 희소금속 사업부 가치가 재평가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구매담당자 관점: 현재 사용 중인 소재·원료의 중국산 비중을 품목별로 재점검하고, 대중국 의존도 50% 이상인 품목에 대해선 6개월 이내 대체 공급처 LOI(의향서)를 최소 1건 이상 확보해야 한다. 조례 발효로 가격 예측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기 때문에 '저가 중국산 + 재고 최소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산업 전략가 관점: 정부는 핵심광물 비축 물량 목표를 현행 '60일치'에서 최소 '90일치'로 상향하고, 비중국 광물 확보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 G7 핵심광물 파트너십 협력국 지위를 법적으로 확보해 공동 비축 플랫폼에 참여하는 방안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중국 공급사들이 올해 초부터 계약서에 '정부 승인 조건(subject to government approval)' 문구를 기본 삽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수출 허가 지연 시 납기 면책 조항으로 기능한다. 계약 시 이 문구를 제거하거나, 미이행 시 위약금 조항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중국발 납기 지연이 발생해도 법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