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갈륨 年15.5t 생산…중국 독점 균열 시작

고려아연은 신규 갈륨 전용 공장을 신설해 2028년부터 연간 15.5톤 생산을 목표로 한다. 갈륨은 반도체·레이더·위성통신에 필수적인 전략광물로,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며 사실상 수출 통제를 개시했고, 이후 한국 반도체·전력소자 업체들의 갈륨계 화합물 조달 비용은 최대 3배 이상 상승했다. 한국의 연간 갈륨 수입 의존 규모는 약 50~60톤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은 기존 아연 제련 공정의 부산물 흐름을 활용해 갈륨을 추출한다. 이 방식은 별도 광산 개발 없이 제련 설비 고도화만으로 생산이 가능해, 초기 투자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대한민국 유일 공급망'을 넘어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유럽·일본의 전략광물 동맹 프레임(예: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 MSP)과 연계될 경우 장기 수출 계약 체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갈륨은 GaN(질화갈륨) 반도체, 레이더용 GaAs 소자, 5G·6G RF 칩의 핵심 소재다. 중국의 수출 통제가 장기화될수록 비중국 갈륨 공급원의 전략적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고려아연의 연간 15.5톤은 한국 수요의 약 25~30%를 자체 조달로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IRA·반도체법(CHIPS Act) 체계에서 '우방국 조달'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한국산 갈륨은 단순 소재가 아닌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붙은 전략 자산으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는 소재 다운스트림 기업(전력반도체, RF소자 업체)의 공급망 안정성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고려아연은 갈륨 생산 본격화 시 전략광물 프리미엄을 반영한 판가 책정이 가능하다. MSP 회원국 대상 장기 공급 계약이 체결되면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GaN 전력반도체 업체(예: 예스파워테크닉스, 파워마스터반도체)와 RF소자 관련 기업들은 안정적인 국내 갈륨 조달처 확보로 중국발 공급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화합물 반도체 라인 확대 시 가장 먼저 수혜를 받는 소재 공급자가 고려아연이 된다.
중국 갈륨 수출업체 및 관련 제련업체들은 한국산 갈륨이 MSP 채널로 공급될 경우 서방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된다. 특히 미국·유럽이 중국산 갈륨 수입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할수록 중국의 가격 협상력은 약화된다.
2028년 이전까지 국내 갈륨을 조달하지 못하는 중소 전력반도체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에 노출된 상태가 지속된다.
고려아연 주식(010130)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단순 아연 제련 기업이 아닌 전략광물 복합 기업으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2028년 갈륨 생산 개시 전후로 계약 공시나 MSP 연계 수출 뉴스가 나올 경우 유의미한 주가 촉매가 될 수 있다.
GaN 전력반도체·RF 소자 관련 국내 중소형 소재·부품 기업에 투자 중이라면, 공급망 다변화의 수혜 여부를 기업 IR 자료에서 직접 확인할 것. '국내 갈륨 조달 비중'을 명시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갈륨 조달 담당자들이 중국 외 공급처로 캐나다·독일 제련소에 문의가 폭증하고 있으나 납기 4~6개월, MOQ(최소발주수량) 조건이 맞지 않아 실질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다. 고려아연의 국내 생산 개시 이후 이 공백이 실질적으로 메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2027~2028년을 전후한 공급 계약 체결 뉴스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