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소재 통제 확전, 韓 기업별 노출 실체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품목이 갈륨·게르마늄(2023년 8월), 흑연(2023년 12월), 안티몬·비스무트(2024년 9월)로 순차 확대된 데 이어, 2025년 이후 인듐과 네오디뮴 계열 희토류 자석 원료로까지 규제 검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네오디뮴은 산업용 로봇 서보모터·전기차 구동 모터 핵심 소재로, 중국의 전 세계 생산 점유율이 약 85%에 달한다.
한국피지컬AI협회가 추진 중인 피지컬AI·로봇 통합 전략에서 핵심 하드웨어 부품인 서보 액추에이터와 LiDAR 수신 소자(InGaAs 계열)는 모두 중국 규제 리스크 소재와 직결된다. 국내 산업용 로봇 3위권 기업인 현대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는 액추에이터 핵심 자석 소재의 60~70%를 중국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GaN 전력반도체(갈륨 의존)와 자율주행 LiDAR 수신 소자(InGaAs, 인듐 의존)는 이미 가격 충격 구간에 진입했다. 갈륨 9배, 인듐 1.5~2배 수준의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 중이며, 두 소재 모두 단기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대기업은 2022~2023년부터 리튬·코발트 다변화 조달 계약을 선제 체결해 희토류 대비 노출도가 낮다. 소재별 헷지 역량이 대기업과 중소 로봇·센서 업체 간 극명하게 갈린다.
중국의 수출통제 전략이 '가격 충격'에서 '공급망 접근 자체 차단'으로 격상되면서, 조달 루트 다변화를 하지 않은 기업들은 소재 확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원가 상승이 아니라 생산 라인 중단 리스크다.
한국 피지컬AI·로봇 산업이 2025~2026년 본격 투자 확대 국면에 접어들수록, 소재 조달 구조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의 성장 병목이 수요가 아닌 소재에서 발생한다. AI·로봇 투자 확대가 오히려 소재 수요를 끌어올려 병목을 심화시키는 역설적 구조다.
네오디뮴 계열 희토류 자석을 자체 조달 루트(일본 신에쓰화학 계약, 호주 Lynas 오프테이크)로 미리 확보한 현대모비스와 LG이노텍은 로봇·전기차 구동 모터 공급망에서 중소 경쟁사 대비 구조적 우위를 갖는다.
LS에코에너지처럼 희토류 공급망을 베트남·말레이시아 경유 루트로 재편한 기업들은 중국 규제 직격권 밖에서 수요 급증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IRA 우회 공급망 구축이 대미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서보 액추에이터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60% 이상인 중소 로봇 업체들은 규제 확대 시 즉시 생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6개월 이상 납기 대기가 이미 일부 품목에서 발생하고 있다.
LiDAR 수신 소자(InGaAs) 조달 다변화를 시작하지 않은 자율주행·물류로봇 스타트업들은 인듐 규제 현실화 시 양산 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로봇·피지컬AI 기업들은 지금 당장 소재 조달처 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액추에이터 자석(네오디뮴), LiDAR 소자(인듐·갈륨 계열), 전력 변환 모듈(GaN) 각각에 대해 중국산 의존 비율과 대체 조달 가능 기간을 정량 산출하는 게 첫 번째 단계다.
산업부 소부장 지원 1700억 원 대상에 로봇 핵심 소재(네오디뮴 자석, InGaAs 소자) 국산화 과제를 포함시키는 정책 건의를 지금 해야 한다. 2025년 하반기 접수 마감 전 창구를 활용하지 못하면 다음 사이클을 기다려야 한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네오디뮴 자석의 경우 이미 일부 중국 공급사들이 '수출 허가 검토 중'을 이유로 납기 확약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봇 업체들은 월 단위 발주 구조를 분기 단위 선발주로 전환하고, 안전 재고 기준을 기존 8주분에서 최소 20주분으로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