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물통제, AI·로봇 소재까지 확전…GaN·LiDAR 직격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을 시작으로 2024년 흑연·희토류까지 수출통제 소재를 15종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현재 갈륨 국제가격은 kg당 약 800달러로 통제 이전 대비 9배 수준이며, 게르마늄은 규제 전 대비 3배를 유지하고 있다.
통제 파급이 반도체를 넘어 AI 인프라·로봇 핵심 소재로 번지고 있다. 갈륨은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원료로 AI 데이터센터 전력변환 모듈에 필수이며, 게르마늄은 LiDAR·적외선 카메라 렌즈 소재로 자율주행·산업용 로봇에 직접 적용된다. 글로벌 갈륨 생산의 95%, 게르마늄의 83%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AI 서버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4년 55억 달러에서 2029년 200억 달러로 4배 성장이 예측되며, 휴머노이드 로봇 1대에 투입되는 희토류 자석 수요는 고성능 EV 1대의 1.5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 관절 구동에 필수인 네오디뮴·디스프로슘 희토류 영구자석도 중국이 세계 생산의 90% 이상을 점유한다.
중국이 갈륨 수출을 일본에 4개월 만에 재개하면서도 게르마늄은 계속 봉쇄 중인 패턴에서 확인되듯, 소재별 차별 통제는 수요국의 산업 접근 자체를 협상 카드로 쓰는 전략으로 격상됐다. 가격 충격에서 공급망 접근 차단으로 무기화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핵심광물 통제가 '가격 충격' 수단에서 '산업 접근 차단' 무기로 격상됐다는 것이 이번 국면의 본질이다. GaN 전력반도체를 만들 원료 자체를 구하지 못하면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 전체가 흔들리며, 수요 기업이 가격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조차 없는 구조다.
AI·로봇으로의 확전은 한국에 기존 반도체 이중 압박에 세 번째 전선을 추가한다. 메모리·파운드리 공정 소재 외에 AI 인프라 구축과 로봇 제조용 소재까지 동시에 중국 의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세 전선이 동시에 열린 기업일수록 조달 리스크 관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고려아연은 2028년 연산 15.5t 갈륨 양산 계획을 보유한 중국 외 유일한 국내 공급원이다. 갈륨 kg당 800달러 수준이 유지될 경우 갈륨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 기여도는 12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며, 일본·유럽 GaN 기업의 장기 offtake 계약 우선 협상 대상이 된다.
캐나다 Teck Resources는 아연 정련 부산물로 갈륨을 회수하는 공정을 보유해 2026년 내 시험 생산 규모를 연 5t으로 확대 예정이며, 독일 PPM Pure Metals 등 중국 외 정련 업체들의 협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 업체와의 offtake 계약 선점이 현재 가장 현실적인 소재 안보 경로다.
GaN 전력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미국 Wolfspeed, 일본 Rohm, 한국 파워마스터반도체 등은 갈륨 원료 조달 비용 급등으로 제품 원가율이 15~20%p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가 전가가 어려운 중소 GaN 기업들은 마진 압박이 더 심각하다.
자율주행 LiDAR 모듈 소재인 게르마늄 가격이 규제 전 대비 3배를 유지하면서 LiDAR 모듈 가격은 2022년 대비 평균 40% 상승했다. 로봇·자율주행 스타트업처럼 소재 조달 협상력이 낮은 기업은 완성차·대형 AI 기업에 밀려 물량 확보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구조다.
GaN 전력반도체 또는 LiDAR 모듈 소재를 조달하는 기업은 지금 당장 갈륨·게르마늄 재고를 6개월치 이상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단기 가격 부담보다 공급 단절 리스크가 훨씬 크며, 이미 가격보다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다.
고려아연의 2028년 양산 일정과 캐나다·독일 대체 공급원의 인증 일정을 추적해 장기 공급 계약(offtake agreement) 조기 체결을 검토해야 한다. 일본이 갈륨 재개 허가 이후 빠르게 offtake 계약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 기업들은 인지해야 한다.
AI 로봇·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세우는 기업이라면 GaN·LiDAR 소재 조달 리스크를 프로젝트 원가 산정에 15% 이상 버퍼로 반영해야 한다. 소재 병목이 장비 납기보다 더 오래 걸리는 구간에 이미 진입했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GaN 전력반도체 관련 갈륨 수요가 2025년 이후 기존 반도체 수요와 별도로 추가 물량을 형성하면서, 기존 장기 계약 고객도 추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중 수요 경쟁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조달 담당자라면 '기존 거래처 우선 배분' 조항을 계약서에 지금 즉시 명문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