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륨 일본 재개 4개월, 한국 협상 레버리지는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를 시행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일본에 갈륨 수출을 재개했다. 게르마늄은 여전히 봉쇄 중이다. 국제 갈륨 가격은 통제 전 대비 9배 수준인 kg당 약 2,000달러를 넘어섰으며, 게르마늄은 규제 전 대비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 화학·JX 닛코 금속 등이 중국 갈륨 재개 직후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개 조건에는 기술 협력 및 무역 불균형 완화 논의가 포함된 것으로 현장에서 포착되며, 이는 중국이 '조건부 해제' 모델을 처음 적용한 사례로 해석된다.
한국의 갈륨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약 94%이며, 고려아연의 국내 양산(연 15.5t)은 2028년부터다. 2026~2028년 공백기 동안 국내 수요(연 약 80t)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며, 일본 우회 조달 시 중개 마진 20~30%가 비용으로 추가된다.
중국 상무부는 2025년 7월 제26호 공고를 통해 이중용도 전략광물 불법 수출 신고 체계를 강화했다. 이는 갈륨을 특정국에 재개하면서도 제3국 경유 우회 수출을 차단하는 이중 구조로, 한국이 일본 루트를 활용할 경우 원산지 및 규정 준수 리스크가 발생한다.
갈륨과 게르마늄의 차별적 통제는 중국이 소재를 '외교 카드'(갈륨)와 '산업 봉쇄 카드'(게르마늄)로 구분해 운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갈륨은 III-V족 반도체 공정 소재이지만 캐나다·호주 등 대체 루트가 존재하는 반면, 게르마늄은 광섬유·적외선 광학 소재로 대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워 봉쇄 효과가 더 크다.
일본이 4개월 만에 갈륨을 되찾은 것은 단순 외교 제스처가 아니라 중국이 요구한 반대급부를 수용한 결과다. 한국이 같은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면 중국이 원하는 것이 기술이전인지, 무역 균형인지, 외교 포지셔닝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협상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
고려아연의 2028년 연 15.5t 갈륨 양산은 국내 수요(약 80t)의 19%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허브' 목표 달성을 위해 수출 물량까지 포함하면 현재 계획 대비 캐팩스 투자를 3~4배 확대해야 한다는 업계 추산이 있으며, 이 결정이 내년 중 이루어져야 2028년 일정이 유효해진다.
일본 소재 중개 기업(스미토모 화학·JX 닛코 금속): 갈륨 재개 1차 수혜자로 한국·대만 기업의 우회 조달 수요를 흡수할 위치에 있다. 일본의 갈륨 정제 재고는 2024년 말 기준 약 320t으로 추정되며, 중개 마진 20~30% 확보가 가능하다.
캐나다 Neo Performance Materials·호주 Vital Metals: 중국산 갈륨 대체 소싱처로 부상 중이며, 2027년 이후 연간 공급 가능 물량이 각각 50t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가격 프리미엄 없이 안정 공급을 원하는 기업의 장기 계약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한국 III-V족 반도체 소재 수요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한국광기술원): 갈륨 가격 9배 상승으로 GaN 전력반도체 공정 소재 비용이 구조적으로 상승했다. 국내 갈륨 수요 연 80t 중 74t을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며, 일본 우회 시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한국 광섬유·적외선 광학 소재 기업: 게르마늄 봉쇄가 지속되는 한 국내 대체 공급이 2027년 이전 실현이 어려워 원가 압박이 불가피하다. 게르마늄 국제 가격이 규제 전 대비 3배 수준(kg당 약 2,800달러)을 유지 중이다.
구매담당자는 일본 중개 루트를 즉시 점검해야 한다. 스미토모 화학·JX 닛코 금속 외에 도쿄 상사계 중개상을 통한 재고 확인이 가능하다. 단, 중국 상무부 제26호 공고 위반 적발 시 공급선이 차단될 수 있으므로 공급자의 규정 준수 여부를 사전 검증해야 한다.
투자자는 고려아연(010130)의 갈륨 공장 신설 캐팩스 규모 추가 공시 여부를 핵심 모니터링 지표로 삼아야 한다. 2028년 연 15.5t 양산은 국내 수요 대비 19% 수준이지만, 글로벌 허브 전략 실현 시 수출 프리미엄 가산이 가능하다.
산업전략가는 일본의 갈륨 재개 협상 조건을 외교·통상 채널로 파악해야 한다. 중국이 일본에 요구한 반대급부가 확인되면 한국의 협상 비용 산정이 가능해지며, 2026~2028년 공백기 내 협상 타결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갈륨 재개 이후 일본 중개상이 한국 바이어 전용 재고를 별도 구성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단기 현물 계약보다 6~12개월 포워드 계약으로 가격 고정을 우선 협상하고, 게르마늄은 캐나다 Umicore 자회사 등 독립 루트를 병행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