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희토류·전략광물 공급 허브 전략 가속…韓 대안 루트 될까

인도는 세계 5위 희토류 매장국으로, 모나자이트 해변 광상에서 란타넘·세륨·네오디뮴을 함유한 혼합 희토류(REEM) 원광을 보유한다. 인도 원자력부 산하 IREL(India Rare Earths Limited)이 연간 희토류 산화물 5,000~7,000톤 생산 능력을 보유하나, 대부분이 국내 핵연료·방산 용도로 소비돼 수출 물량이 제한적이다.
2025년 인도 정부는 '크리티컬 미네랄 미션'을 통해 희토류·리튬·코발트·니켈의 해외 채굴·가공 투자에 5년간 160억 달러(약 21조 원) 투자를 공표했다. 이 중 희토류 분리·정제 설비 확충에 30억 달러가 배정됐으며, 호주 MP Materials·라이나스(Lynas)와의 공동 가공 협정이 논의 중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KOMIR)는 2025년 인도 IREL과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공급 시범 계약을 위한 MOU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구자석 소재에 필수적인 NdPr의 경우 현재 한국은 중국산 비중이 85% 이상으로, 인도 루트 개설은 5년 이내 의미 있는 분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경로다.
그러나 인도 희토류의 현실적 한계도 명확하다. 분리·정제 기술 수준이 중국 대비 15~20년 뒤처져 있어, 고순도(99.9% 이상) NdPr 산화물 생산은 현재 불가능하다. 인도산 원광을 일본(TDK·신에츠화학)이나 에스토니아(네오퍼포먼스 메탈즈) 정제소로 보내 가공한 뒤 한국에 공급하는 '인도 원광→제3국 정제→한국 공급' 경로가 현실적 시나리오다.
인도가 희토류 공급망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최소 5~7년이 필요하다. 단기 대안이 아니라 '5년 후를 위해 지금 심어두는 씨앗'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씨앗을 지금 심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동하는 시점에는 이미 인도 루트 구축이 늦다.
인도 루트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 소재 수급 이상에 있다. 한국이 인도와 희토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면, 인도의 반도체 팹 투자(타타일렉트로닉스·마이크론 인도 공장)와 연계한 소재 공동 조달 네트워크로 확장할 수 있다. 공급망 협력이 산업 협력으로 격상되는 구조다.
한국광물자원공사(KOMIR)와 희토류 영구자석 소재 국산화에 투자 중인 성림첨단산업·TDK코리아가 인도 루트 개설 시 직접 수혜를 입는다. 현재 NdPr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는 국내 모터 소재 업계의 조달 다변화 속도가 빨라진다.
일본 라이나스(Lynas Japan)·JX금속이 인도-호주 희토류 공급망 구축의 중간 정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라이나스는 말레이시아 가공 공장과 호주 원광 채굴을 연결하는 '비중국 희토류 공급망'의 유일한 상업적 운영 주체로, 한국의 인도 루트와 연결하면 자연스러운 파트너가 된다.
중국 희토류 분리 기업들(중국희토·북방희토 등)은 인도·호주·캐나다 등 비중국 공급망이 성숙해질수록 시장 지배력을 잃는다. 현재 중국의 NdPr 글로벌 공급 점유율은 약 85%지만, 2030년까지 60~6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한다.
단기적으로 인도 원광에만 의존해 공급망을 구성하려는 한국 소재 기업들이 리스크를 부담한다. 인도의 수출 정책 변동성(국내 수요 우선 원칙, 수출세 부과 전례)은 중국과 다른 종류의 조달 불확실성을 만든다. 단일 대안국 의존은 반복되는 실수다.
한국 영구자석·모터 소재 구매 담당자는 인도 IREL과의 직접 접촉보다 일본 라이나스·JX금속을 경유하는 '인도 원광-일본 정제-한국 공급' 경로 타당성 조사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단가는 중국산 대비 15~25% 높지만 공급 안정성 프리미엄으로 충분히 정당화된다.
KOMIR와 협력해 인도 크리티컬 미네랄 미션 투자처에 한국 기업의 지분 참여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 전략이다. 일본 JOGMEC이 이미 2024년 인도 광물 개발 협력 MOU를 체결한 상태 — 한국이 1년 이상 늦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속도를 내야 한다.
실제 조달 현장에서는 — 인도 희토류를 직접 수입해보려 한 국내 소재 기업들이 선적 서류 불일치·품질 편차·결제 지연의 3중 장벽에 막혀 거래를 포기한 사례가 최근 2년간 반복됐다. 인도 공급망은 '있다'가 아니라 '쓸 수 있다'가 돼야 의미가 있다. 트레이딩 파트너 없이 직거래로 접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